작가의 글

 

선택되어진 자연의 일부 즉, 바다에 작가는 인간성의 옷을 입히고 그것을 다채로운 양상으로 성장시키는 주체가 되며 그 위에 자신의 존재도 덧입힌다.

 

나의 의식 속에서 형성되어진 바다라는 자연물이 화면으로 옮겨져 왔을 때, 그 바다는 나 자신을 표방하고 있는 하나의 ‘창조물’로서 존재한다.

 

작가는 화면 속에서 물감덩어리와 그것들이 환영 또는 실체로 탈바꿈되어가는 성장과정을 생산하고 관찰하는 주체이다.  존재물의 성장 또는 진화과정은 한 화면에 밀집되어 역사성을 인지시킨다. 


결국 대상이 화면 위에서 역사성을 부여받고 생명력을 지니기까지 성장과정의 유일한 목격자는 단연 작가 자신이다. 작가의 풍경은 재료를 통해 형태를 거치고, 작가의 시간 속에서 현존의 고양을 통한 새로운 탄생물로서 위치한다.